주제 기사 중산간 초지대에 숲이 사라진 건 화전의 영향은(는) 인터넷에서 저희가 편집했습니다.
[신간] 『제주 지리환경과 주민 생활』(한그루출판)
제주는 한반도 남쪽 태평양 위에 떠 있는 섬이다. 약 180만 년 전에 분출한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섬으로, 물은 귀하고 토질은 척박하다. 섬사람들은 이런 악조건을 근검과 연대로 극복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
제주의 자연환경과 그 변화과정을 조명하는 학술서가 출간됐다. (사)제주학회(회장 정광중)가 지난달 제주관련 학술논문 10편을 묶어 『제주 지리환경과 주민 생활』(한그루출판)을 발간했다. 제주학에서 지리학의 역할, 옛 기록물에 나타난 제주도의 지리환경, 제주도의 인문지리환경과 자연지리환경 등을 포함한다. 제주학회가 제주학 연구총서라는 타이틀로 발표한 첫 번째 책이다.
제주대학교 최광용 교수는 <제주도의 기후환경과 토지피복 변화>에서 관광산업의 발달과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제주도의 식생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의 확대와 기후변화로 식물의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제주도의 산림면적은 1980년대 50%였는데 2010년대 후반에 35%로 줄었다. 중산간을 중심으로 농지면적이 늘어나면서 이 기간 초지면적도 전체 25%에서 17%로 줄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도시지역의 면적이 늘어나면서 나지의 면적도 3배정도 증가했다.
제주대 김태호 교수는 <한라산 아고산대의 주빙하 환경의 지형프로세스>를 통해 백록담 분화구를 구성하는 유상구조토의 붕괴단계를 설명했다. 1~5㎝의 초본식물의 뿌리가 토양을 덮고 있는데, 개체수가 증가한 노루에 의해 식물 피복이 제거된 상태에서 서릿발과 바람에 의해 나지화가 비가역적으로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제주연구원 김범훈 박사는 <제주도 글로벌 지오파크의 지속가능발전 진단>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제주도 지오투어리즘의 지속가능성을 진단했다. 김범훈 박사는 지질공원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지역의 문화유산과 주민의 삶을 연계한 마을 이벤트 상설, 주제가 있는 지오트레일 운영 등을 포함하는 8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권상철 제주대 교수는 제주의 인문지리 환경을 사례를 들어 분석하기 위해 <제주의 마을 어장과 이시돌 목장>을 발표했다, 섬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공유재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공동체 경제사례로 마을공동어장과 이시돌목장이 주목을 받는다.
어민들은 공유재인 마을어장의 해양자원을 어촌계나 해녀회 단위로 지속가능한 형태로 이용 및 관리한다. 이시돌목장은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체임에도 지역 공동체를 위한 비영리기업이 운영하는 형태를 따랐다. 전체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법인화하고 소수 집단만을 위한 기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았다.
강만익 제주대 연구원은 <한라산지 목축경관이 이해>를 통해 역사지리학적 관점에서 고려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한라산지 2차 초지대에서 존재했던 목축경관의 형성 및 변화양상을 설명했다.
고려말 원제국이 제주목마장을 설치한 후 한라산지에 목축경관이 출현했고, 조선시대에는 십소장과 산마장 등이 등장했다. 이후 제주민들은 2차 초지대에 불을 놓아 농경지를 확보하면서 숲이 사라지는 경관의 변화가 생겼다. 일제강점기에는 십소장과 산마장이 마을목장으로 재편됐고, 목장에는 급수장이나 가축수용사, 목장도로, 경계돌담 등이 출현했다.
연구자들은 제주섬을 지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하려 했다. 그럼에도 집필에 참여한 학자들이 대부분 지리학에 국한됐기 때문에, 지질학이나 해양학, 생물학 등 인접분야 연구자들의 성과는 반영하지 못했다. 하논분화구나 해안사구 등 제주섬의 독특한 경관을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들이 책에서 빠지는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후에 더 폭넓은 연구 결실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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